지난 9월 월간 기준으로 아파트 매매거래가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가운데 10월에도 '거래실종'이 이어지고 있지만 좀처럼 집값이 떨어지지 않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들어 전날까지 집계된 서울지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767건으로 월간 기준 역대 최저거래량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9월 기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던 지난달 거래량(3583건)의 5분의 1 수준이며 지난해 10월 거래량(1만1583건)과 비교해도 6%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10월 거래량이 지난 9월 거래량에 못미치면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4개월 연속 감소한 것이 된다.
구별로 살펴보면 종로구와 중구는 각각 9건씩 거래돼 한 자릿수에 머물 정도로 거래절벽 현상이 심각하다.강남3구 역시 강남구 31건, 서초구 28건, 송파구 26건에 그쳤다.
서울부동산 정보광장이 계약일을 기준으로 통계를 집계하기 때문에 추가 거래건수가 포함될 수 있지만 예년과 비교하면 한참 모자란 수치다.
하지만 거래가 실종됐음에도 집값은 좀처럼 잡히지 않는 분위기다.
마포구 성산동 성산시영 전용 50㎡평형은 이달 10일 8억9700만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지난 9월 실거래가 8억9300만원보다 오히려 400만원 가량 더 오른 금액에 거래됐다.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59㎡평형도 8월 실거래가 13억8000만~14억4000만원과 비슷한 14억3000만원에 지난 9월 거래가 된 이후 거래가 없는 상황이다.
현장 공인중개업소 등에 따르면 최근 매매거래는 전세 낀 매물 정도만 실거래가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분위기인 것으로 나타났다.
영등포구 영등포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세끼고 있는 매물은 시세보다 조금 낮게 팔리기도 하는데 즉시 입주가 가능한 매물은 실거래가보다 호가가 더 높다"라고 말했다.
매물이 워낙 없는데다 매매거래도 어렵다보니 일부 저평가 지역에 발품을 파는 실수요자도 늘어난 추세였다.
영등포구의 또다른 중개업소 관계자는 "아무래도 영등포 쪽이 입지에 비해 시세가 낮은 아파트가 몇군데 있다보니 매매나 전세를 문의하는 고객들이 있는 편"이라며 "이런 분들은 대부분 서울 변두리나 저평가 된 지역 중심으로 집을 알아보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급매물 말고는 거래가 없는 분위기라고 보면 된다"라고 덧붙였다.
실제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지난 6월 1만5604건을 기록한 이후 7월 1만647건, 8월 4990건, 9월 3583건으로 4달째 줄고 있지만 매매가격은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
한국감정원 아파트 주간동향을 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지난 8월 0.01%를 기록한 이후 9월과 10월까지 꾸준히 매주 0.01%씩 상승중이다. 거래는 줄지만 매매가격은 조금씩 계속 오르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거래절벽에도 불구하고 중저가 아파트 위주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정부 대책과 코로나 사태 확산 등이 맞물리면서 지난 8월부터 수도권 아파트시장의 거래 위축이 지속되는 분위기"라며 "가격 진입장벽이 높은 강남권 아파트값 상승세가 둔화되는 모습이나, 여전히 관악, 노원, 구로 등지의 중저가 아파트로 수요가 유입되고 있어 오름세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노원구는 22일 현재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90건으로, 서울 25개구 중 거래량이 가장 많았다.